“한국에 곧 몰려올 일본 시니어 사업 5가지”의 전체 스크립트입니다. 타임스탬프를 클릭하면 해당 장면부터 영상이 열려요. 다른 영상이 필요하다면 유튜브 스크립트 추출기를 이용하세요.
0:00 일본이 37년 걸려 도착한 곳에 한국은 24년 만에 도착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까지 걸린 시간 얘기예요. 이대로면 2040년대엔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거란 전망까지 나왔죠.이 이 숫자를 보면 다들 한 숨부터 쉽니다. 노인이 늘면 나라가 쉬든다고들 하니까요. 그런데 먼저 그 길을 걸은 일본엔 정반대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장례식장을 비교해 주던 회사는 도쿄 증시 최상위 시장에 올라섰고 60세 넘은 은퇴자만 골라 파견하는 회사엔 등록 인력이 1천명을 넘었죠. 늙어가는 나라가 오히려 새 시장을 낳은 겁니다. 그리고 일본이 수십년에 걸쳐 키운 그 시장이 한국엔 훨씬 빨리 몰려오고 있습니다. 과연
0:47 한국에도 찾아올 일본의 다섯 가지 시니어 사업은 무엇인지 지금부터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업은 가장 무거운 곳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죽음이죠. 그런데이 무거운 주제로 5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낸 회사가 있습니다. 2026년 1월까지 1년간 매출 83억엔 1년 전보다 18%가 늘었어요. 영업 이익은 27.6%나 뛰었고요. 도쿄 증권 거래소 최상위 시장인 프라임에 이름을 올린 카마쿠라신쇼라는 회사죠.이 이 회사가 처음부터 잘 나가는 기업이었냐 하면 전혀 아닙니다. 1984년 불단과 불교 용품 업계를 위한 책을 내던 작은 출판사였으니까요. 작은 출판사를 상장사로 바꿔 놓은 건
1:34 일본 사회의 변화였습니다. 일본엔 슈카츠라는 말이 있어요. 원래는 대학생의 취업 준비를 부르던 말인데 한자 하나를 끝자로 바꾸면 발음은 그대로인 채 뜻이 완전히 달라지죠. 인생의 끝을 준비하는 활동. 장례는 어떻게 치를지, 묘는 어디에 둘지, 재산은 누구에게 어떻게 넘길지, 휴대폰과 온라인 계정은 누가 정리할지까지 살아 있을 때 미리 정해 두는 겁니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일본에서도 이런 얘기를 입게내는 건 불길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사정이 바뀌었죠. 자식은 멀리 살고 혼자 사는 노인은 늘고 아무도 모르게 세상을 떠나는 일이 뉴스에 반복해서 나오기 시작했거든요. 남은 가족이 허둥되지 않게 내 마지막은 내가 정리하겠다.이 생각이 퍼지면서 죽음
2:21 준비는 금기에서 하나의 산업이 됐습니다. 카마쿠라신쇼는이 흐름을 일찍 읽었습니다. 2000년 이속이라는 장례 정보 사이트를 열었죠. 좋은 장례라는 뜻이에요.이어서 좋은 묘지를 찾아주는 이요카. 좋은 불단을 고르게 돕는 이부츠 단까지 내놓으면서 출판사는 인터넷 플랫폼으로 탈바꿈합니다. 2015년엔 증시에 상장했고요. 그럼이 회사는 대체 어디서 돈을 벌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장례를 치어야 하는 가족이 사이트에서 상담을 받고 소개받은 장례 식장과 실제로 계약하면 그때 장례식장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에요.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죠. 손님을 데려다 준만큼만 버는 중개업인 셈입니다.
3:08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하나 생깁니다. 장례식장은 왜 굳이 수수료까지 내가면서이 회사에 손님을 받으려 할까요? 장례라는 상품의 특이한 성격 때문이죠. 대부분은 평생 두 세 번 상주가 될까 말까 합니다. 경험이 쌓일 틈이 없어요. 게다가 결정은 가족을 잃은 직후 슬픔과 피로가 가장 큰 순간에 내려야 하죠. 빈손은 몇 평으로 할지, 관은 어떤 걸로 할지, 음식은 몇 인분을 준비할지, 사흘 안에 수십가지를 골라야 하는데 비교해 볼 시간도 기준도 없습니다. 파는 쪽은 가격을 히 알고 사는 쪽은 아무것도 모르는 시장이에요. 이런 시장에선 정직한 업체와 바가지 업체가 손님 눈에 똑같아 보이죠. 자동차
3:54 정비소를 떠올리면 쉽습니다. 차를 잘 모르는 사람이 정비소에 가면 견적서에 적힌 부품 교체가 정말 필요한 건지 알길이 없잖아요. 그래서 다들 단골 정비소나 평이 좋은 곳을 수소문하고요. 장례는 그 정비소보다 훨씬 비싸고 훨씬 급하고 훨씬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고르는 셈이죠. 한국 소비자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평균 장례비는 1,380만 원이었어요. 2015년 조사라 지금은 그보다 더 든다는게 업계의 얘기고요. 직장인 몇 달치 월급을 4흘 만에 제대로 비교도 못 해보고 쓰는 겁니다. 카마쿠라신쇼가 판 건 바로이 모름을 줄여주는 서비스였습니다. 지역별 장례식장의 가격과 시설을 한 곳에 모았어요. 실제의 후기도 함께
4:41 붙였죠. 덕분에 가족은 급한 와중에도 비교라는 걸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반대로 동네 작은 장례식장 입장에선 광고 한번 제대로 해 볼 여력이 없었는데이 사이트가 손님을 데려다 주는 가장 확실한 창구가 됐고요. 정보가 없어서 불안한 소비자와 손님이 없어서 불안한 업체를 이어준 겁니다.이 소기의 누적 상담권수는 이미 100만 건을 넘었어요. 그런데 요즘이 회사에서 가장 빨리 크는 건 장례가 아닙니다. 요양 시설을 소개하는 사업. 그리고 지자체와 손잡고 주민들의 죽음 준비를 돕는 사업이죠. 지자체 사업은 1년세에 30% 넘게 커졌어요. 장례식장 비교에서 시작한 회사가 이제는 인생 후반부 전체를 안내하는 회사로 넓어지고 있는 거예요. 한국은
5:29 어떨까요? 우리도 장례 가격을 투명하게 보여 주겠다는 고의 첫장 같은 플랫폼이 이미 등장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장례식이라는 한 장면에 머물러 있죠. 요양, 상속, 유품 정리까지 이어주는 한국판 슈카츠 창구는 아직 뚜렷한 주인이 없습니다. 그리고이 서비스의 실제 사용자는 대부분 부모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자녀예요. 3040이 가장 먼저 지갑을 열게 될 시니어 시장이 바로 여기라는 얘기죠. 장례 다음 두 번째로 넘어가 볼 사업은 그보다 한참 앞, 아직 살아 계신 부모님의 하루입니다. 2025년 일본의 65세 이상 일인 가구는 933만 가구를 넘었어요. 노인이 사는 집 세 곳 중 한 곳 골로 혼자 사는 셈이죠.
6:17 한국도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아무도 모르게 홀로 세상을 떠난 고독사가 3,924명이었어요. 하루 10명 꼴이죠. 그중 80% 넘게가 남성이었고 50대와 60대가 60%를 넘었습니다. 멀리 사는 자식 입장에선 매일 같은 걱정이 반복되죠. 오늘 아침엔 잘 일어나셨을까? 전화를 안 받으시는데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도쿄에 사는 직장인의 휴대폰에 아침 7시쯤 매일 한 통이 도착한다고 해보죠. 내용은 짧습니다. 오늘 아침 고향집에서 물을 끓였다는 기록이에요. 보낸 쪽은 사람도 병원도 아닌 전기 포트입니다. 보험병과
7:02 밥솥으로 유명한 주방 가전 회사 조지루시가 2001년에 내놓은 서비스죠. 포트 안에 통신 장치를 넣어서 혼자 사는 부모님이 언제 물을 끓이고 따랐는지를 하루 두 번 가족에게 보내 줍니다. 메일이 평소처럼 왔다면 오늘도 무사하신 거고 하루 종일 기록이 없다면 그때 전화를 걸어 보면 되죠.이 서비스가 흥미로운 건 일본 노인의 하루를 데이터로 읽었다는 점입니다. 일본 어르신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차를 우려 마시거든요.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점심 먹고 한 번, 손님이 오면 또 한 번.이 이 습관 자체가 이미 하루 일과표였던 셈이에요. 조지루 씨는 새로운 기록을 만들게 한게 아니라 원래 남고 있던 기록을 가족에게 보이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같은시기
7:47 노인용 스마트폰앱, 말을 거는 AI 스피커, 커다란 터치 스크린 기기도 열원 나왔습니다. 기술만 보면 전기 포트보다 훨씬 앞서 있었죠. 하지만 상당수는 오래 자리 잡지 못했어요.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자주 꼽히는게 사용자가 새 기계를 익혀야 했다는 점이죠. 비밀 번호를 정하고 화면을 누르고 알림을 확인하는 일이 이른 여드의 어르신에겐 큰 벽일 수 있거든요. 한국에서도 식당 키오스크 앞에서 한참을서 계시다 그냥 돌아서는 어르신들을 쉽게 볼 수 있잖아요. 조지루 씨의 서비스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월 이용료는 3,300엔. 지금까지이 서비스를 쓴 가정은 15천곳 가까이 되죠. 20년 넘게 살아남은 비결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8:34 어르신 쪽에선 할 일이 하나도 늘지 않았다는데 있어요.이 원리를 한 단계 발전시킨 회사가 치카쿠라는 스타트업입니다. 서비스 이름은 마고 채널 우리말로 손주 채널이죠. 자녀가 휴대폰 앱으로 손주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면 부모님 댁 텔레비전에 연결된 작은 상자에 불이 들어옵니다. 어르신은 늘 쓰던 TV 리모컨으로 채널만 바꾸면 거실 큰 화면에서 손주 얼굴을 보시는 거죠. 조지루 씨가 무사하신가를 확인하는 데서 시작했다면 마고 채널은 보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했죠. 그리고 2020년 일본 최대 보안 회사 새콤과 손잡으면서 안전 기능을 덧붙입니다. 상자 뒤에 온도, 습도, 빛을 재는 센서를 달았어요. 방에 불이 켜지면 부모님이 일어나신 것
9:20 같다고 실내 온도가 29도를 넘으면 덥다고 자녀 휴대폰에 알려주죠. 손주 사진을 보는 즐거움으로 매일 쓰게 만들고 그 사이에 안부 확인을 슬쩍 얹은 셈입니다. 그런데 기계를 아예 빼버린 회사도 있어요. 에이지 웰재팬의 모토메이트입니다. 20대 30대 직원이 정기적으로 어르신덱을 찾아가 말이 되고 스마트폰도 알려 드리고 산책에도 동행하죠. 요금은 한 달에 한 번, 두시간 방문이 12,000원엔. 우리 돈 10만 원이 넘습니다. 핵심은 자리 선택이에요. 일본에도 우리 장기 요양 보험 같은 개호 보험이 있어서 목욕이나 식사를 돕는 서비스는 나라가 정하죠. 모토메이트는 그 울타리 밖에서 몸이 아니라 외로움을 위한 만남을 팝니다. 정해진 가격표가
10:07 없으니 가치에 맞는 값을 받을 수 있는 거죠. 여기서 하나 짚어둘게 있습니다.이 세 서비스의 돈은 누가 낼까요? 부모님 본인보다 멀리 사는 자녀가 지갑을 여는 경우가 많을 수밖에 없죠. 안부 확인도 손주 채널도 말 방문도 결국 자식의 걱정을 덜어주는 상품이니까요. 한국에서도 일부 지자체가 전기 사용량으로 혼자 사는 어르신의 이상징후를 살피는 사업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복지 차원에 머물러 있습니다. 자녀가 기꺼이 매달 돈을내는 서비스는 아직 드물죠. 부모님이 전화를 몇 번이나 안 받으셔서 가슴이 철렁했던 경험 지금의 3040이라면 한 번쯤 있을 겁니다. 그 철렁함을 덜기 위해 매달 몇 만 원을 낼 자녀가 얼마나 될지이 시장의
10:53 크기는 거기에 달려 있어요. 모토메이트가 외로움을 말벗으로 풀었다면 세 번째 사업은 같은 외로움을 훨씬 직접적인 방식으로 다룹니다. 바로 짝을 찾아 주는 거죠. 데이팅앱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산업이 됐습니다. 그런데이 시장의 화면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 20대, 30대의 얼굴이죠. 가볍게 만나고 마음에 안 들면 넘기는 구조고요. 반면 넘어 혼자가 된 사람들은이 시장에서 사실상 손님 취급을 못 받았어요. 결혼 정보 회사에선 이혼 경력이 감점 요인이고 아이가 있으면 점수는 더 내려가죠. 앱에 가입해 솔직하게 이혼했고 아이가 둘 있다고 적는 순간 대화가 끊기는 경험을 한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11:38 그런데 혼자가 되는 중장년은 계속 늘고 있죠. 오랜 결혼 생활을 정리하는 황혼 이혼이 늘고 배우자와 사별한 뒤 홀로 남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혼자 늙어간다는 두려움은 젊은 층의 외로움과는 결이 달라요. 아플 때 곁에 누가 있을지 저녁을 누구와 먹을지 같은 아주 현실적인 걱정이거든요.이 빈자리를 정확히 파고든 일본 서비스가 마리슈입니다. 처음부터 목표 고객을 분명히 정했죠. 재온을 원하는 사람, 이혼한 사람,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사람, 그리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와 아빠. 다른 앱에선 약점으로 취급되던 조건이 여기선 기본값이 된 겁니다. 주용층은 30대 후반에서 50대 회원의 절반 가까이가 결혼
12:25 경험이 있다고 해요. 상처가 있는 사람들끼리 모이니 그 상처를 설명할 필요도 숨길 필요도 없어진 거죠. 아이를 혼자 키우는 40흔살 여성이이 앱을 연다고 생각해 볼까요? 다른 앱에서였다면 마음에 드는 상대를 찾아도 고민부터 했을 겁니다. 아이 얘기를 언제 꺼내야 할지 꺼내는 순간 답장이 끊기진 않을지 그런데 마리슈에선 일부 남성 회원의 프로필 사진 옆에 분홍색 리본이 달려 있습니다. 그 사람은 상대에게 이혼 경력이 있든 아이가 있든 받아들이겠다고 미리 밝혀둔 사람이에요. 그녀는 이제 고민할 필요 없이 리본이 달린 사람부터 대화를 시작하면 되죠. 털어 놓을지 말지의 문제가 처음부터 답이 정해진 문제로 바뀐 겁니다.이 리본은 남성 회원이
13:11 포인트를 써서다는 표시예요. 공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돈을 내고 단 표시이니 보는 쪽에선 빈말보다 무게가 실리죠. 리본을다는 쪽은 돈을 내고 그 대가로 신뢰를 얻습니다. 리본을 보는 쪽은 안심을 얻고요. 회사는 그 사이에서 편견이 없다는 마음을 상품으로 만들어 판 겁니다. 다른 앱들이 사진과 나이로 경쟁할 때 마리슈는 태도를 사고파는 시장을 따로 열었다고 볼 수 있죠. 그 결과 마리슈의 누적 회원은 2025년 4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일본 인구가 1억 2천만 명대라는 걸 생각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에요. 이제 한국으로 눈을 돌려 볼까요? 올해 8월 기준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이혼한 상태인 사람은
13:59 121만 명입니다. 2016년 31만 명에서 거의 네배가 됐죠. 작년 한해 남녀 모두 60세 이상인 부부의 이혼은 13,건을 넘어 통계를 낸 일에 가장 많았어요. 전체 이혼 가운데이 비중이 15.6%로 %로 역시 역대 최고였고요. 여기에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까지 더하면 혼자인 고령층의 규모는 훨씬 커집니다. 물론 한국에도 시니어 커뮤니티 앱이 소개팅 기능을 붙이는 등이 시장을 두드리는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다만 단순히 나이 많은 사람끼리 이어주는 것과 이혼이나 사별의 상처를 어떻게 다룰지까지 설계한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죠. 마리슈의 성공 비결은 연령때가 아니라 사회적 시선 때문에 망설리는 마음을
14:45 정확히 읽은데 있으니까요.이 시장엔 숨은 돈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안전이죠. 경찰에 접수된 로맨스 스캠 신고는 작년 2,192원으로 1년 전보다 73%나 늘었어요. 혼자 사는 고령층이 표적이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게 수사 현장의 얘기고요. 외로움을 노리는 쪽이 있다면 진짜 사람만 만나게 해 주는 장치는 서비스의 경쟁력이 될 수 있겠죠. 꼼꼼한 신원 확인, 수상한 송금 요구에 대한 경고, 가족이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기능 같은 것들이요. 물론 이용자들이 이런 안전 장치에 실제로 돈을 더 낼지는 아직 확인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한국판 시니어 매칭 서비스가 믿을 만하다는 평판을 얻으려면 화려한 기능보다 이런 장치가
15:30 먼저 필요할 거예요. 그리고 한 가지 변수가 더 있습니다. 최근 한국의 고령층 사이에선 이혼 뒤 재온을 꺼리는 경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해요. 법적인 결혼은 부담스럽지만 함께 밥 먹고 여행 다닐 동반자는 원하는 사람들이죠. 결혼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을 찾아주는 서비스. 한국판 마리슈는 어쩌면 일본보다 이쪽에서 먼저 나올지도 모릅니다. 부모님의 새 인연을 자녀가 응원하고 비용까지 대주는 날이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고요. 지금까지 본 세은 모두 시니어에게 무언가를 해 드리는 사업이었습니다.네 번째는 방향이 정반되죠. 시니어가 직접 일을 하고 돈을 버는 사업이에요. 초고령 사회에선 두 가지 일이 동시에 벌어집니다. 일할 젊은
16:17 사람은 줄어드는데 일할 수 있는 건강한 노인은 늘어나죠. 회사는 사람을 못 구해 발을 동동 구르고 은퇴자는 일자리를 못 구해 집에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서 구인난과 구직란이 나란히 벌어지는 거죠.이 이 둘을 이어주는 것만으로 사업이 됩니다. 일본에서 이걸 가장 먼저 보여준 회사가 고레이샤입니다. 회사 이름부터 노골적이죠. 한자 그대로 고령 회사거든요. 2000년 도쿄가스에서 일했던 우에다 겐지라는 사람이 세웠습니다. 출발은 도쿄가스에서 퇴직한 동료 15명이었어요. 이들이 처음 맡은 일은 가스 회사와 가스 기기 제조사의 하청 업무였죠. 가스 계량기를 확인하고 기기를 점검하고 고장을 손보는 일 평생 해온
17:04 바로 그 일이었습니다.이 회사의 출발 장면을 떠올려 보면 재밌습니다. 사무실에서 면접관과 지원자가 처음 마주앉는게 아니에요. 같은 현장에서 30년을 부데낀 동료에게 전화 한통을 거는 시기였을 겁니다. 이번에 일 하나 같이 해 보자고요. 이력서는 필요 없었죠. 그 사람이 100원 앞에서 얼마나 꼼꼼한지, 약속 시간을 지키는지, 고객 앞에서 말투가 어떤지를 동료들이 이미 다 보고 살았으니까요. 다른 파견 회사라면 몇 달을 들여 확인해야 할 것을 고레이샤는 회사 동문 명부 하나로 해결한 셈이죠. 고객 쪽에서도이 점이 그대로 신뢰가 됐죠. 가스는 작은 실수가 큰 사고로 번지는 분야예요. 처음 보는 젊은 직원보다
17:50 그 일만 30년 한 베테랑이 와서 배관을 살펴본다면 집주인은 오히려 마음이 놓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나이든 사람은 손이 느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 대신 검증된 전문가를 쓴다는 인식이 생겼고요. 경험이 많다는게 약점이 아니라 비싸게 받을 수 있는 이유가 된 거죠.이 이 모델은 도쿄가스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른 기업에서 은퇴한 사람들까지 받아들이면서 판이 커졌죠. 2026년 4월 기준 등록된 사원은 1233명. 평균 나이는 71.4세입니다. 4세입니다. 지난 회계연도 매출은 8억 5천만엔을 넘었어요. 창업 초기부터 흑자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요. 창업자는 사원이 고객보다 고객이 주주보다 먼저라는 원칙을
18:36 내걸고 이익이 나면 일부를 사원들과 나눴습니다. 물론 시니업 파견이 만능은 아니에요. 나이가 들수록 넘어지거나 다치는 사고 위험도 커지거든요. 무거운 짐을 나르거나 밤새서 있어야 하는 일에 일은 넘은 분들을 보낸다면 회사도 일하는 사람도 버티기 어렵죠. 고레이샤가 출발한 분야가 힘보다 눈썰와 경험이 중요한 점검과 검침이었다는 점이 그래서 의미심장합니다. 어떤 일을 맡기느냐가이 사업의 절반인 셈이죠.이 이야기가 우리에게 남의 일이 아닌 이유는 숫자에 있죠. 국민연금 연구원이 분석한 발언은 2025년 기준 한국 중장년이 오래 다닌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나는 평균 나이는 52.9세였습니다.
19:21 그런데 국민 연금은 태어난 해세에서 65세부터 나와요. 짧게 잡아도 10년, 길면 그 이상의 소득 공백이 생기는 거죠. 게다가 정년을 다 채우고 나온 사람은 10명 중 한 명 꼴인 9.8%에 8%에 불과했습니다. 대부분은 사업이 어려워서 건강이 나빠져서 가족을 돌보느라 생각보다 일찍 일터를 떠난 거예요. 그렇다면이 사람들은 더 일하고 싶어 할까요? 답은 분명합니다. 앞으로도 일하고 싶다는 응답이 69.4%였고 평균적으로 73세까지 일하길 원했어요. 이유는 절반 이상이 생활비 때문이었죠. 쉬고 싶어서 쉬는게 아니라 마땅한 자리가 없어서 쉬고 있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겁니다.
20:07 한국에도 고레이샤의 재료는 충분합니다. 대기업 퇴직자 모임, 공기업 동우회, 엔지니어와 기술직 협회까지 수십년간 함께 일하며 서로의 실력을 검증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곳곳에 있죠. 그런데이 네트워크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요? 대부분 등산 가고 경조사 챙기고 가끔 술한잔하는 침목 모임에서 멈춰 있습니다. 수십년치 검증된 실력이 단체 산행 사진 속에만 남아 있는 셈이죠. 생각해 보면 이건 우리 지갑과도 바로 연결되죠. 52세에 회사를 나온 아버지가 연금이 나올 때까지 10년 넘게 수입이 없다면 그 공백은 누가 메울까요? 결국 모아둔 노후 자금을 미리 깨거나 자녀가 생활비를 보태게 됩니다. 은퇴한
20:53 부모님이 경력을 살려 한 달에 몇십만 원이라도 벌 수 있는 구조가 생긴다면 그건 부모님의 자존감뿐 아니라 자녀 세대의 가게부까지 지켜주는 일이에요. 그래서이 시장은 시니어만을 위한 시장이 아닙니다. 은퇴하는 날 많은 사람이 잃는 건 월급만이 아닙니다. 아침에 갈 곳을 같이 먹을 사람 명암에 적힌 이름까지 한꺼번에 사라지죠. 수십년 동안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맺어온 관계가 하루 아침에 끊기는 거예요. 시니어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가난보다 고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죠. 마지막 다섯 번째 사업은 바로이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사업입니다. 일본에서이 분야를 가장 크게 키운 회사가 클럽 투어리즘입니다. 뿌리는 대형 여행사 긴 폰투어리스트였죠.
21:41 1980년 도쿄 시부야의 한 영업소에서 신문 광고와 우편으로 손님을 직접 모으는 여행 사업이 시작됐어요. 그런데 한번 여행을 다녀온 손님들이 계속 어울리고 싶어 했고 회사는 이들을 모임으로 묻기 시작합니다.이 실험이 사내에 큰 사업부로 자랐고 2004년엔 아예 독립된 회사로 떨어져 나왔죠. 지금이 회사의 회원은 약 300만 가구 700만 명의 이릅니다. 겉으로는 여행 상품을 파는 회사예요. 그런데 상품을 만드는 순서가 보통 여행사와 정반대입니다. 보통은 오사카 3일, 호카이도 4일처럼 장소부터 정하잖아요. 클럽 투어리즘은 무엇을 할 것인가부터 정하죠. 옛 성과을 따라 걷는 여행. 철도를 타는 것 자체가 목적인 여행.
22:28 높은 산에 야생활을 찍는 여행. 옛기를 구간별로 나눠 몇 달에 걸쳐 완주하는 여행. 이렇게 수많은 테마로 상품을 쪼개 놓으니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같은 버스에 타게 됩니다. 이게 왜 중요할까요? 취미가 같은 사람들은 여행이 끝나도 헤어지지 않거든요. 다음 구간 완주를 같이 신청하고 찍은 사진을 서로 나누고 따로 만나기도 하죠. 회사는 여행을 한번 판게 아니라 계속 다시 찾아올 이유가 있는 모임을 판 겁니다. 다음 상품을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회원들이 알아서 다음 일정을 기다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거죠. 일본 어느 동네의 현관 앞에 두툼한 여행 소식지 한부가 놓입니다. 그런데 그걸 들고 온 사람은 우체부도 택배 기사도 아니에요. 같은 동네에 사는 또 다른
23:15 회원이죠.이 이 회사의 소식지 여행의 벗은 전국 300만 가구에 배달되는데 그중 80%를 에코스테프라 불리는 약 5,000명의 회원들이 직접 나릅니다. 1983년 흑백 네쪽짜리 2천부로 시작한 소식지가 이렇게 커졌어요. 왜 굳이 회원에게 배달을 맡겼을까요? 우편함에 꽂히는 소식지와 아는 사람이 직접 들고 오는 소식지는 받는 느낌부터 다르거든요. 회원이 회원집 초인종을 누르는 순간 그건 우편물이 아니라 방문이 되죠. 배달하는 사람은 바깥에 나갈 일이 생기고 받는 사람은 아는 얼굴과 안부를 나눕니다. 회사로선 광고비를 드리지 않고도 동네마다 작은 연결망이 생기는 셈이고요. 그런데 이렇게 탄탄해 보이던 회사에도 큰 위기가
24:01 찾아옵니다. 코로나였죠. 단체 여행이 한 순간에 멈추면서 클럽 투어리즘을 거느린 모회사 KNTCT는 2021년 3월까지 1년간 매출이 77% 넘게 줄었어요. 최종 적자는 285억엔 결국 비지 자산보다 많은 채무 초과 상태에 빠졌습니다. 여행사가 여행을 못 파는 상황이 된 거죠. 모회사와 거래 은행들이 400억엔 넣어 급한 불을 껐는데 그 돈을 어디에 쓰겠다고 했을까요? 온라인 판매와 함께 꼽은 곳이 바로 회원 사업이었습니다. 여행이 멈춘 시기에도 회사가 끝까지 붙잡은 자산은 결국 회원과의 관계였던 거예요.이 회사는 온라인으로도 손을 뻗었습니다. 2007년엔 게임 회사
24:47 DNA와 함께 중작년 전용 SNS 슈미진 클럽 우리말로 취미인 클럽을 열었죠. 70%가 50세 이상이었을만큼 나이든 사람들도 취미로 묶어 주면 온라인에서 얼마든지 어울린다는 걸 보여줬어요.이 SNS는 2019년 시니어 사업을 하는 다른 회사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쌓인 신뢰는 여행에서 끝나지 않죠. 클럽 투어리즘은 라이프케어 서비스라는 계열사를 만들어 요양과 생활 지원 쪽으로도 사업을 넓혔어요.이 단계에서 본 모토메이트도 바로이 계열사와 손을 잡았고요. 함께 여행을 다니던 회사가 나중엔 생활을 돌보는 회사가 되는 겁니다. 처음 보는 업체보다 10년 넘게 함께 여행 다닌 회사를 믿는 건 당연한
25:33 일이니까요. 물론이 모델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회원만 명이지만 실제로 꾸준히 여행과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적다는 지적이 있어요. 테마 여행은 결국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주로 즐기는 상품이기도 하고요. 모든 노인이 아니라 지갑이 넉넉한 노인을 위한 공동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죠. 그래도 한국에 주는 힌트는 분명합니다.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이전 노인 세대와 다르죠. 학력이 높고 해외 여행도 많이 다녀봤어요. 취미에 돈을 쓰는데도 익숙하고요. 동네 공원이나 복지관에 모이는 어르신이 그렇게 많은 건 갈 곳이 없어서지 어울리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죠. 이미 한국에도 시니어를 위한
26:20 여행 상품과 커뮤니티 앱이 하나 둘 생기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대부분 효도 관광처럼 한번 다녀오면 끝나는 상품이에요. 같은 관심사로 사람을 묻고 그 관계를 몇 년씩 이어가게 만드는 설계. 클럽 투어리즘이 40년 넘게 걸려 증명한 건 바로 그 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의이 사업들을 그대로 한국에 가져오면 성공할까요? 꼭 그렇지 않습니다.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거든요. OECD가 2025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이 한국은 39.7%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았어요. 일본은 25.7%였죠. 노인 10명 중 네명이 빈곤층인 나라에서 비싼 말법 서비스나 테마
27:07 여행을 노인 스스로 사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시니어 시장은 일본과 다른 길로 열릴 가능성이 크죠. 지갑을 여는 사람이 노인 본인이 아니라 자녀이거나 지자체와 함께 비용을 나누는 방식이요. 카마쿠라신쇼에서 가장 빨리 큰 사업이 지자체와 손잡은 사업이었다는 걸 떠올려 보면 힌트는 이미 나와 있는 셈입니다. 다섯 사업을 나란히 놓고 보면 공통점이 하나 보입니다. 모두 노인에게 새로운 걸 가르치려 하지 않았다는 거죠. 차 마시는 습관, 수십년 쌓은 경력, 원래 좋아하던 취미,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마음처럼 이미 가진 것을 그대로 쓰게 했어요. 기술로 노인을 바꾸려 한 회사가 아니라 노인의 원래 삶에 서비스를 맞춘 회사들이 살아남은 겁니다. 한국에서 시니어 사업을
27:54 고민한다면이 기준부터 따져 봐야 할 거예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이 하나 남았어요.이 시장의 진짜 고객은 지금의 노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겁니다.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빠르게 늙어 간다는 건 지금 부모님의 노후를 걱정하는 3040이 머지 않아이 서비스의 다음 고객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오늘 본 다섯 가지 사업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곧 받아들 일정표에 가깝습니다. 부모님 장례를 치르면서 가장 막막했던 순간 혹은 멀리 계신 부모님 걱정에 이런 서비스가 있었으면 싶었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여러분의 경험을 댓글로 들려 주세요. 오늘 이야기가 도움이 되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
28:39 거대한 경제 흐름도 결국 우리 각자의 삶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 고리를 함께 그려 나가겠습니다. 지금까지 스케치 경제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